"난투극"필리핀 호주 농구팀(농구월드컵예선)(10)

호주와 필리핀의 농구경기 중 난투극이 벌어져 양팀에서 13명이 퇴장당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경기 비디오를 분석해 해당 선수와 팀을 징계할 예정이다.
지난 2일 필리핀 불라칸에서 열린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라운드 B조 6차전에서 호주가 필리핀에 79-48로 크게 앞서 있던 3쿼터 종료 4분여 전 사태가 발생했다.

필리핀 가드 로저 포고이가 공격 도중 호주의 크리스토퍼 골딩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했고, 파울이 선언되지 않자 다시 한 번 강하게 몸을 던져 상대를 쓰러뜨리면서 양팀 선수들의 감정이 폭발했다. 심판들이 즉각 U파울을 선언하며 플레이를 중단시켰으나 고의적인 플레이에 격분한 호주 포워드 대니얼 키커트가 포고이의 얼굴을 팔꿈치로 강타하면서 코트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필리핀 벤치에서 선수들이 일제히 뛰어나와 키커트를 향해 달려들었고, 양팀 선수들은 주먹과 발길질을 동원해 쫓고 쫓기는 난투극을 벌였다. 의자와 물통이 날아다녔고, 선수 외에 팀 관계자들도 한데 엉겨붙었다. 골대 옆에 쓰러진 한 호주 선수는 필리핀 선수들의 집단 구타에 한 동안 무방비상태로 당했다.

사태가 진정된 뒤 심판진은 30여분 동안 비디오 판독을 통해 호주 선수 4명, 필리핀 선수 9명을 실격시켰다. 경기는 속개됐지만 필리핀은 남아 있는 선수가 3명밖에 없어 2명이 부족한 상태로 진행됐고, 잠시후 필리핀 선수 2명이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더 이상 경기가 불가능하게 되자 89-53으로 종료됐다.

FIBA는 이 사태에 대해 공식 트위터를 통해 “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오는대로 발표될 것”이라고 양팀 선수와 팀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호주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는 오늘 밤 사태를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스포츠 정신을 위배한 행위로 인해 팬들께 깊이 사죄하며 FIBA의 징계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대표팀의 공식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필리핀 선수들은 난장판 경기가 끝난 뒤 한데 모여 즐거운 표정으로 셀카를 찍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B조 1, 2위로 1라운드를 마친 호주(5승1패)와 필리핀(4승2패)은 2라운드에서도 F조에 함께 속해 있다.